며칠 전, 회의 발표를 맡은 일이 있었습니다. 원래 저는 말솜씨가 좋은 편이 아니에요. 발표 때마다 목소리가 떨리고,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정리가 안 돼서 아쉬움이 남곤 했죠.
그런데 그날, 다른 팀에서 발표한 분이 있었어요. 말을 참 쉽게, 그리고 막힘 없이 하시더라고요. 복잡한 내용을 듣는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바꾸고, 질문에도 자연스럽게 받아쳐서 분위기를 휘어잡는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때 제 머릿속에 떠오른 말, 바로 청산유수였어요.
청산유수란?
청산유수(靑山流水)는 원래 "푸른 산과 흐르는 물"을 뜻하는 자연의 표현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말이 끊기지 않고 물 흐르듯 유려하게 나오는 상태를 비유하는 말로 더 자주 쓰이죠.
한자별 풀이 및 유래
① 푸를 청(靑)
한자 | 풀이 |
靑 | 푸르다. 자연의 푸르름, 맑고 깨끗한 상태를 뜻합니다. |
푸를 청 |
② 메 산(山)
한자 | 풀이 |
山 | 산. 여기서는 푸른 산을 의미합니다. |
메 산 |
③ 흐를 유(流)
한자 | 풀이 |
流 | 흐르다. 물이 흐르듯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
흐를 유 |
④ 물 수(水)
한자 | 풀이 |
水 | 물. 자유롭게 흐르는 자연의 대표적인 존재입니다. |
물 수 |
유래는 특정한 고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지만, 퇴계 이황의 시조 속 표현이 현대적 의미로 전이되는 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 시조에는 푸른 산과 흐르는 물이 끊임없음을 찬미하며 ‘우리도 그렇게 멈추지 말자’는 다짐이 담겨 있죠. 어쩌면 청산유수는 단순한 언변을 넘어, 지혜롭고 단단한 흐름을 닮으라는 뜻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말솜씨의 이면에는 노력과 성찰이 있다
청산유수처럼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울 때가 많아요. 하지만 대화를 잘 이끄는 사람일수록 많은 준비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이제는 압니다. 듣는 이를 배려하고, 어려운 내용을 풀어내는 연습이 있었기에 가능한 흐름이었겠죠.
그래서 저는 단순히 유창하게 말하는 것보다 상대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말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연습도, 짧은 말이라도 정리해서 표현하는 습관도 그 시작이더라고요.
예전엔 '청산유수처럼 말 잘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상대를 편하게 하고 생각이 전해지는 말을 하고 싶어요.
말이 물처럼 흐를 때 중요한 건 속도보다 방향이라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청산유수는 단지 유창한 화술을 넘어서, 단단하고 고요하게 이어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라고 믿고 싶어요.
저도 그렇게 말의 무게를 알고 흐름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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